부산 맛집 공원칼국수 물총조개와 백(百)의 그림자
봄이되 봄같지않은 바람이 불어오는 게 요즘날씨의 특징같습니다. 남부지방은 주말에 비가 내려 비온뒤에 늘그렇듯 쌀쌀한 바람이 불고있네요. 여전히 시원한 것보다는 따끈하고 맑고 개운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먹고 싶은 날씨인것같네요. 특히 해가 질 무렵이 되면 말이죠. 오늘은 앞전에 예고(?)했다시피 UN기념공원에 들렀다가 연계해서 먹을 맛집을 소개해드릴까합니다. 다진 마늘 듬뿍듬뿍 들어간 조개 국물먹으러 가볼까yeah~~~
그런데 어떤 조개 먹으러 가나요? 바지락? 가리비, 대합, 명주조개, 민들조개, 칼조개, 개조개, 돌조개, 참조개, 동죽, 모시조개, 듣거나 본 적있는 조개들 다 나열해보았는데요. 오늘 소개드릴 곳은 동죽조개로 조개탕도 내어 오고 칼국수도 나오는 집입니다.
동죽은 서해안 일대에서 주로 모래나 갯벌에 서식하는 조개로 5cm넘게 자라는 크기로 구이용으로도 사용되며 볼록한 회백색껍질에 검은색 선이 테두리에 있는 외형적 특징이 있으며 검색해보니 유럽에서는 봉골레 파스타에 들어가는 조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구하기 쉬운 바지락을 넣는 데 유럽은 동죽이 더 구하기 쉬운 식자재인가 봅니다.이 동죽을 여기서는 물총조개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럼 칼국수맛의 90%를 넘게 차지할것같은 동죽(물총)조개 이야기는 이만하고 본격적으로 맛집탐방에 들어가보겠습니다.
가게 입구입니다. 간판위주로 사진포커스를 높게 잡고 찍었는데요. 이유는 가게앞에 대기줄로 문전성시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곳을 가려고 해서 간것이 아니라 공원을 둘러보고 뭘 먹을까 찾던차에 검색하는 것이 지겨워 복불복식으로 골라서 가려다가 띠옹~~ 가게앞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대기하는 모습에 검색해보고 맛집인줄 알았거든요. 가게 명함에 번호를 적어 대기표로 활용하고 계시더라구요. 대략 2시가 넘었고 대기 7번을 받았습니다. 칼국수 특성상 빠른 식사시간으로 회전이 잘되어 그런지 대기번호가 길어도 그렇게 길게 기다리지는 않으실겁니다.
칼국수 2인분에 만두 반띵해서 3알나오는 것을 사이드로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사진에는 풀이 죽었지만 향긋한 쑥갓을 얹은 조개칼국수가 큰 그릇에 나오고, 덜어먹었습니다. 이 집의 특징은 쑥이나 동죽(물총)조개가 일단 너무 신선합니다. 마치 서해안 갯벌바라보며 먹는 맛입니다. 그래서 신선한 식자재에서 일정부분 맛을 보장하고 들어가고요. 두번째로 매운 김치가 이가게를 사람들이 맛집이라 칭하는 이유인데요. 깍두기는 노멀하고 김치는 말그대로 슈퍼노멀입니다. 비주얼은 양념 잘한 배추김치이데요. 맛있다고 계속 덜어먹다가 집에가서 위장약 드시는 분들의 증언이 잇따르고요. 저 역시도 바보처럼 먹다가 나와서는 매운기운을 못이겨 얼굴이 사색이 되고 식은땀을 30분 넘게 흘리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습니다. 김치보단 조개국물과 칼국수 면발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왕만두는 6알이며 반띵이라고 해서 3알을 3,000원에 판매하고 보쌈역시 미니보쌈으로 15,000원 메뉴가 있으니 주문시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방은 오픈식으로 되어 어느정도 위생을 신경을 쓰실것같은데 한가지 제눈을 끈게 있었는데 맛집답게 포장으로 테이크아웃해가시는 분들의 수도 많은것 같습니다. 허나 음식용기를 입구쪽에 쌓아 두셨는데, 먼지가 너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차라리 보이지 않는 곳에 두시든지, 관리가 좀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왜 투명비닐에 넣어 오는 음식용기를 소비되는것보다 많이 쌓아두어 불필요하게 오염되게 하는지 의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조개칼국수를 먹으며 황정은 장편소설 '백(百)의 그림자'가 떠올랐는데요. 이 책은 은교와 무재의 사랑이야기로 쉽게 이야기할수있는데, 책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무재가 만들어준 메밀국수를 먹던 은재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렇게 차가운 음식 말고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어요. 국물이요. 먹으면 배가 따뜻해지는, 따끈하고 맑고 개운한 국물이 있는 것을 듬뿍 먹고 싶거든요.-
세상의 비정함에 대비되는 주인공들의 선량함, 아름다운 사랑이 내포되어 있는 따뜻한 음식, 저도 그런음식을 먹고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싶어집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4/15 - [Where to go] - 부산 도심 데이트 코스, UN기념공원과 공원칼국수 1